Tesla(테슬라), NACS (북미표준)로 미국 전기차 충전시장 통일한다? CCS의 미래는?(각 충전 표준 설명 및 국내 자동차 회사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이유 2가지)

안녕하세요, 테슬라오너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전기차 충전 표준 이슈(NACS 관련), 그리고 현 상황이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에 미칠 영향 등을 살펴보고자 하며, 더불어 다양한 충전형태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각 충전방식에 대한 상세 설명을 함께 하는 것으로 포스팅을 구성하고자 합니다.

최근에 포드와 GM에 이어 전기픽업트럭 제조회사인 리비안 뿐 아니라, 볼보(Volvo)까지 테슬라와 전기차 충전 제휴를 맺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탈란티스도 테슬라와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죠. 이런 소식에 우리나라 자동차 제조 회사(현대, 기아 등)들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IRA 법안으로 인해, 미국 내 국산 전기차 판매량 확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충전 표준이 마치 테슬라의 충전 방식으로 통일되는 것 같은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죠.

전 세계 충전 표준 채택 현황

각 국가별 충전표준 채택 현황(출처 : https://insideevs.com/news/488143/ccs-combo-charging-standard-map-ccs1-ccs2/)

세계 전기차 충전 표준은 중국 시장을 제외하면 크게 CCS1 과 CCS2로 양분됩니다. 일본은 ‘차데모’라는 방식의 충전표준을 썼는데, 이 방식은 이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죠.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는 차데모로도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가 많이 남아있기는 합니다.)

위의 지도상으로도 알 수 있듯이, CCS1 과 CCS2의 표준 채택 현황을 정리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CCS1 : 북중미(미국, 캐나다, 멕시코), 그리고 한국
  • CCS2 : 유럽,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CCS1과 CCS2가 무엇이냐고요? 쉽게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이 우선 생김새가 다릅니다. 충전 성능에서도 물론 차이가 있죠.

CCS1 & CCS2 (출처 : 김한용의 MOCAR)

기술적인 면으로만 본다면 CCS1 보다는 CCS2가 더 진화된 방식입니다. (각 충전방식별 비교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어보도록 할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왜 CCS1을 전기차 충전 표준으로 정하고, 현대 기아차는 이 방식으로 차량을 제조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노렸기 때문입니다. 아래 2023년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 순위 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현대 기아차)는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3위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2023년 1분기에 14,703대를 판매하는 실적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가 CCS1을 채택했던 이유

(출처 : https://theguru.co.kr/mobile/article.html?no=52015)

우리 전기차 회사들이 기능면에서 우월하고 더 많은 국가들에서 채택하고 있는 CCS2를 대신해 미국을 주요 타겟으로 겨냥하여 CCS1이라는 표준을 채택하였는데, 미국 내에서 점차 NACS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자동차 회사들이 늘어가고 있고,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마치 NACS를 ‘진짜’ 북미표준으로 공인할 것 같은 움직임이 보이다보니, 우리 현대기아차는 벙찔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던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테슬라의 NACS 도입의 향을 묻는 질문에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는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며, 현대차는 800V 초고속 충전 설계가 되어 있는데 500V를 채택한 테슬라 슈퍼차저를 활용하면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진다”며 당장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속으로는 엄청 조급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전기차 점유율 상위사 중 GM과 Ford가 이미 공식적으로 테슬라 충전규격에 합류하겠다는 발표를 한 상황이고, 폭스바겐도 이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6월 말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현대기아차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되어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각 충전 표준 요약 설명

NACS와 CCS에 대한 설명을 계속 이어나가기에 앞서, 먼저 전기차 충전 표준과 관련한 다양한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간략히 정리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전기차 충전 표준 종류 (출처 : https://thedriven.io/2022/12/21/tesla-launches-new-ev-charging-battle-but-the-plug-war-is-already-over/)

먼저 AC, DC 이런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간단히 이야기 해서 AC(Alternating Current)는 교류 충전방식을 말하고, DC (Direct Current)는 직류 충전방식을 말합니다. 교류냐 직류냐에 따라 특징이 있는데요, 간략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AC(교류 충전 방식) & DC(직류 충전 방식)

  • AC 충전 : 기본적으로 DC 충전방식 보다 충전의 속도가 느립니다. 충전 속도는 차량내 충전기 용량과 충전소의 전력 출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7kW의 전력수준을 제공하고 있고, 완속 충전기의 형태로 주로 사용합니다. 완속 충전의 경우, 완충까지 약 7시간~1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아파트 등 주거지에 일반적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 DC 충전 : 별도의 변환을 거치지 않고, 직류로 충전하다보니 완속충전보다 충전 속도가 훨씬 빠르며, 350kW 수준의 충전 속도를 제공합니다. 짧은 시간에 충전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 대형마트나 휴게소 등에서 이 방식의 충전소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차데모(CHAdeMO)

CHAdeMO(CHARge de MOve) 충전 방식은 일본에서 개발한 전기차용 급속 충전 표준입니다. 차량 배터리에 고전압 직류(DC)를 공급해 급속 충전을 하는 형태죠. 주로 일본 차량인 닛산이나 미쓰비시에서 제조한 차량들에 적용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50kW~62.5kW 범위의 전력 수준을 제공합니다.

전기차 시장 초기에 등장했던 표준이었고, 일본에서는 이 표준의 확대를 노리기도 했으나, CCS의 확대로 시장지위를 점차 잃어가고 있는 충전표준이라 볼 수 있습니다.

3) CCS1 & CCS2

CCS를 먼저 풀어써보면, Combined Charging System으로 우리 말로 표현하면 ‘결합충전시스템’입니다. 무엇을 결합한다는 의미냐, 바로 AC와 DC를 결합한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CCS 표준은 AC 충전핀이 상단에, DC 충전핀이 하단에 위치해 있는 형태를 띄게 됩니다.

CCS1과 CCS2를 비교해보면, 우선 둘다 AC 완속 충전과 DC 급속 충전(최대 350kW)을 지원합니다.

다만, 완속 충전만 놓고 보면, CCS2에 비해 CCS1의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CS2(좌측)의 완속충전 속도와 CCS1(우측)의 완속충전 속도 비교(출처 : 김한용의 MOCAR)

이런 성능상의 차이로 인해 세계 대부분의 국가(유럽,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북미/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CCS1이 아닌 CCS2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NACS를 충전 표준으로 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보니, 한켠에서는 CCS1이 차데모가 밟아온 퇴락의 길을 밟게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CCS1을 세계에서 가장 나쁜 방식의 충전표준으로 조롱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ㅠ)

참고로 유명 유튜버 ‘김한용의 MOCAR’에서 설명해주신 내용을 통해 CCS의 탄생 배경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김한용님의 숏츠를 이미지로 편집한 것입니다. 원본출처는 글 하단에 남기겠습니다.)

4) NACS (테슬라)

NACS

테슬라는 자체적으로 충전표준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라고 이름 붙이고 진짜 북미의 표준으로 만들고, 나아가 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확산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충전 방법은 고속 충전을 위해 주로 DC(직류) 충전을 사용하며, 특히 독점적인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가정용 충전기기 등에서는 AC 방식을 사용하여 완속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도 합니다.

  • 슈퍼차저(DC 고속 충전): Tesla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는 급속 충전용으로 설계되었으며 DC 충전 기술을 활용합니다. 슈퍼차저는 표준 AC 충전기에 비해 훨씬 더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고성능 충전소입니다. 일반적으로 슈퍼차저의 버전과 차량의 기능에 따라 72kW~250kW 범위의 전력을 공급합니다.
  • 온보드 AC 충전기(레벨 2 충전): Tesla 차량에는 온보드 AC 충전기도 함께 제공되어 표준 레벨 2 AC 충전소를 사용하여 충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충전소는 일반적으로 가정, 직장 및 공공 충전소에서 볼 수 있으며 충전기 용량에 따라 3.7kW ~ 22kW 범위의 전력을 제공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테슬라가 자신의 충전방식을 다양한 플레이어들에게 오픈하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테슬라가 슈퍼차저를 모든 전기차에 개방한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이익의 가치를 4조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가 전기차를 판매하여 얻고 있는 이익의 3~4%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반면, 그 동안 테슬라 고객이 독점적으로 누렸던 슈퍼차저를 타 차량 유저에게 개방했을 때 고객들이 경험하게 되는 부정적인 경험, 그리고 반대로 다른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얻게 되는 수혜 등을 생각하면, NACS의 확산(슈퍼차저의 개방)이 테슬라에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말을 빌리자면, 단순히 이익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 전 세계의 충전 인프라 공유, 그로 인한 전기차 시장의 확대, 기존의 많은 내연기관 운전자 들이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그런 대의를 위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테슬라 고객만을 위한 테슬라가 아니라 전 세계인을 위한 테슬라가 되겠다… 뭐 그런 큰 취지의 결정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대의를 위한 의사결정… 지지합니다.

전기차 충전표준에 대한 의사결정이 시급한 이유

1) 진화된 기술에 대한 고객의 니즈

우선 내연기관 차의 감성을 즐기는 고객이 아닌, 전기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얼리어답터이거나, 가장 최신의 기술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고객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신식이 아닌 구식의 충전표준을 고수하며 나아간다면, 경쟁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NACS 를 채택하는 것이 도저히 안되겠다면, CCS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고객 경험을 완전히 혁신적으로 바꾸어 놓을 그런 충전 표준을 들고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CCS1 방식의 우리나라 충전 표준은 아래와 같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건장한 성인 남성인 제가 이용을 하려 해도, 충전기가 엄청 무겁고 방향 전환이 잘 되지 않아 낑낑 거리며 충전하게 됩니다. 노약자나 임산부는 어떨까요?
  • 그리고 슈퍼차저는 결제시스템 등이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그냥 충전기 들고 꼽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현재 CCS1 기반의 우리나라 충전소들은 모두 LCD 모니터를 장착하고, 결제과정을 거쳐야 충전이 가능하죠. 전기차를 이용하게 되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넣는다는 개념 보다는 휴대폰을 계속 충전해가며 쓰는 것과 비슷하게 전기차를 이용하게 되는데요, 휴대폰을 충전할 때마다 화면 터치하고 결제한 후 충전해야 한다면, 그 고객 경험은 어떨지요?
  • 게다가 그런 제반 장치를 다 갖추어 충전인프라를 세우게 되면, 유지 보수에 드는 비용도 훨씬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2) 미국 및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

우리나라가 CCS1을 전기차 표준으로 채택한 이유는 오직 단 하나, 미국 시장을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CCS 류의 표준을 채택한다고 했을 때에도 굳이 CCS2가 아닌 CCS1을 채택한 것이 CCS1이 2에 비해 부족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 아니라면, 오직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노림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미국이 점차 테슬라의 NACS를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각에서는 국가 표준 자체를 CCS1에서 NACS로 변경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미국은 정부보조금 지원 정책에서 ‘어떤 형태의 전기차나 충전이 가능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어, 테슬라가 정부 보조금을 온전히 다 받기 위해서 슈퍼차저 충전기를 새롭게 리뉴얼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긴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현대기아차가 미국 내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 기세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더 나아가 CCS2를 쓰고 있는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에게 까지 시장 지배력을 확대시켜 나가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충전표준 전쟁에서 살아남거나, 아니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혁신을 시장에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낙인효과’라는 말이 있죠…. 멋드러진 최신의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가 아니라, 오래되고 후진적인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면, 고객들은 서서히 우리 국산 전기차로부터 고개를 돌리고 다시 쳐다보지 않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기차를 개발하고 시장지배력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의 북미 충전 표준 이슈는 우리 국산 전기차 회사들이 맞아온 다른 이슈들보다 더 크게 느껴집니다.

비록 테슬라 차량을 타고 있는 테슬라오너이긴 하지만, 국산 전기차의 선전과 세계로 뻗어나가며 잘 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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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S 관련 원본 영상 바로가기 (김한용의 MO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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